1학기 마무리와 계절학기 시작 잡담

6월 22일 자료구조 기말고사와 보강을 끝으로 1학기가 끝났다. 그리고, 하루의 휴식도 허락되지 않은채 오늘 계절학기 첫날 강의를 듣고 왔다.

6월 22일 일요일 :
9시 부터 12시 까지 시험. 13시 부터 16시 정도까지 보강. 그렇게 1학기는 끝이났다. 하지만, 자료구조 강의는 끝나지 않았다.

내가 직접 만난 교육자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사람을 통틀어 가장 열정적이신 분은, 현재 자료구조를 가르치시는 교수님이다.
예전부터 우리 학과에 전설로 남아있고, 그 전설은 토요일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일요일 오후 2시까지 논스톱이로 이어진 1차 과제 발표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선언했다. 주말에 이뤄진 발표가 4회, 보강이 2회, 시험 1회. 덕분에 주말에 학교 강의실에 나와 강의하거나 발표하는게 이젠 당연한것 처럼 느껴지는 몸이 되버렸다. 사실, 과제와 그 발표는 자료구조 자체와는 크게 상관없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선배님들의 간곡한 부탁에 의해 이루어진 과제와 발표는, 강의를 듣는 모두에게 한층 더 높은 세계의 프로그래머의 모습을 각인시켜주었다. 뭐, 다소 진도가 덜나갔지만, 그 이상의 것을 얻었으니 오히려 충실한 한학기였다...라고 생각했는데, 나 교수님을 과소평가 한듯하다. 다음주 토요일 부터 시작해서 약 3주 정도, 방학중 학교에서 보강을 해서 모자란 진도를 채워주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성적 평가면에선 전혀 의미가 없건만 과제와 발표역시 있을거라고 한다.

덕분에, 방학 전기간 기숙사 생활 + 주말 반납. 집에 내려가서 쉰다는 선택지를 몰수 당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다. 오히려 눈물나게 즐거워 하고 있다.

6월 23일 월요일:
9시 부터 12시까지 대학 물리학 I.
13시 부터 15:30 까지 대학 수학 II.

물리학은 할말 없음. 그냥 무난함.

수학은...

나 수학 약하다. 그것도 엄청 약하다. 그래서 나에게 수학을 가르친 사람에 대해 그다지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않다(역대 최악의 선생님 역시 고등학교때 수학선생님이다). 그런데, 이번 강의를 가르치시는 교수님은 좋다 싫다 평가에 대해선 이르겠지만, 몹시나 흥미롭다고 느꼈다.
i)강의실 들어오시자 마자 제일 먼저, 출석부 기재순으로 학생전원에게 번호를 부여했고, 그 순서로 자리를 배정시켰다. 별로의 출석부 확인 없이 자리에 있다 없다를 보고 알아서 출석확인을 한다고 하셨다. 수학을 가르치시는 교수님 답게 효율 좋게 일 하신다고 생각했다.
ii)아주 일상적인 강의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자는 사람의 모습. 자리가 고정되있으니, 바로 이름을 확인해서 그 사람들을 깨워 일으켜 세워둔다. 대학교 와서 처음보는 광경이라 신선하기 그지없다.
iii)계절 학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게 공부를 안했었다는 증거다(뭐, 애착은 있다는 반증도 되겠지만). (sinX)^2 + (cosX)^2 = 1 을 대답못한 사람이 있었다(본인은 삼각함수중 저것'만' 기억한다). 보통이라면, 그냥 공부하라고 면박정도만 주고 넘어갈 내용을 그 학생에게 책등을 찾아서 삼각함수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것 9개를 골라 2번씩 적어서 제출하라는 내용의 과제를 주었다.
iv)몇몇 학생이 각도와 라디안값 변환문제에서 전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기가 차다는 반응과 함께, 라디안값에 대해 그야말로 처음부터 자세하게, 칠판에 설명과 예시를 포함해가며 설명해 주셨다.
v)매일 과제가 나가고, 과제는 언제나 다음 강의 시간에 제출이라 하신다.

감상:
방학계획중 상당수를 취소해야 될것 같다. 예상외의 강의가 추가되고, 예상이상으로 강의가 힘겨워 보인다.
자료구조 교수님과 계절학기 수학 교수님. 두분 모두 상당히 나이가 있으신 분이다. 나이 많은 교수님 = 열정적인 교수님이 우리 학교 학풍인가?
여튼, 학교에서 정말 흥미롭운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고 있다. 뭐, 학교 밖까지 친다면, 2008년은 계속해서 재미있는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개인시간이 처절하게 몰살당했지만, 재미를 위한 대가로는 나쁘지 않은것 같다.

치열했던 1학기를 마치며, 치열할것 같은 계절학기를 시작하며, 치열한 2학기를 기대하며.

덧글

  • NoSyu 2008/06/23 20:41 # 답글

    계절학기를 들으시는군요.
    전 되도록 계절학기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방학은 놀아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계절학기는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효율적으로 배우는지라
    정식 코스가 아닌 학원에서 야매로 배우는 느낌이라...;;;;

    그보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주말 발표가 4번이라... 저라면 벌써 GG치고 쓰러졌을 듯...;;;;
    제가 보낸 한 학기는 널널하다는 것을 느낍니다.ㅜㅜ
  • L_Psyfer 2008/06/23 22:39 #

    저 역시, 방학은 놀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년 휴학 + 2년 군대 + 학고 2번은 날라리 청년을 책상에 가두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업자득 OTL
  • 김우승 2008/06/28 01:44 # 삭제 답글

    수학은 하나의 언어가 아닐까 합니다.
    안 쓰면 잊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필요없는 사람들에게 수학을 너무 강조한 경향도 큽니다. 그렇다고 순수과학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_-.
  • 김우승 2008/06/28 02:17 # 삭제 답글

    Computer Science에 수학이 필요없다는 뜻은 아니고요.
    하지만 적절한 수학교육은 없는 듯.
    그냥 막무가내로 미적분, 선형대수, 기타 등등등...

    특히 선형대수는 정체가 모호함.

    미적분, 확률통계가 쓸모가 많다 할지라도 이런 식으로만 가르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 L_Psyfer 2008/06/28 17:29 #

    맹열하게 동의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학점 앞에선 불평 불만도 소용이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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